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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교통 경찰의 밤' (모든 일에는 다 대가가 따른다, 그것이 내가 모르는 사이일지라도) 본문

독서/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교통 경찰의 밤' (모든 일에는 다 대가가 따른다, 그것이 내가 모르는 사이일지라도)

iiii슈아 2023. 8. 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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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소설에 빠진 지가 꽤 되었다.

 

정말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쓸 수가 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님은 뭐랄까. 

간결한 문체로 모든 것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재주가 탁월한 것 같다.

누구나 쓸 수 있을 법한 단어와 문장들을 이용해 아무나 쓸 수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지금까지는 그저 재미있게 읽기만 했는데.

이 소설은 정말 느낀 바가 많아서 꼭 공유하고 싶었다.

 

맨 뒤에 나와 있는 작가의 말 까지도 너무 인상 깊었던 이 책.

 이건 진짜... 리뷰 해야 해.

 

 이건 단편소설 6개가 엮여서 한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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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사의 귀

2. 중앙분리대

3. 위험한 초보운전

4. 건너가세요

5. 버리지 말아 줘

6. 거울 속에서

*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후기) 10년 만의 후기

* (옮긴이의 말)

  목차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2,3,4,5, 작가 후기를 리뷰해 보려고 한다.

 

2. 중앙분리대

 *줄거리* 

 트럭이 중앙분리대를 치고 옆으로 넘어져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의 이름은 세라. 사고가 날 당시의 상황과 사망한 운전자에 대해 조사하는 도중에, 그 운전자의 아내 '아야코'가 동창생임을 알게 된다. 그것도 예전에 호감을 품었던. 아야코는, 남편은 평소에 안전운전을 하던 사람이었다며, 결코 중앙분리대를 아무 이유없이 넘을 정도의 난폭운전은 했을리가 없다고 말한다. 세라는 그녀의 말을 믿고 그 말을 증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증거를 모은다. 타이어 자국을 통해, 사고 트럭이 비로 젖은 지면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미끄러지며 그런 불상사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순간 급브레이크를 밟은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 된다.

 그러던 중에 사고 트럭 바로 뒤를 달렸다는 목격자를 만난다. 목격자는 '사고 순간에, 왼편에 노상주차를 했던 차 한 대가 갑자기 머리를 내밀어서 그랬다'는 진술을 한다.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갑자기 도로로 진입하여 트럭이 놀라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는 것이다. 목격자는 노상주차 차량이 검은색 아우디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검은색 아우디는 '진로 방해'에 해당하는 벌을 받아야 마땅했다.

 검은색 아우디를 찾는 것이 시급한 상황. 하지만 사고 시각에 그 차량을 목격했다는 사람은 없었다. 

 세라는 예전에 사모했던 아야코와 관련된 일이기에 열의를 가지고 사건에 덤빈다. 아야코에게 사건에 대한 것이 밝혀지면 그 즉시 알려주며 조사 진행상황을 공유했다. 세라는 아야코에게 검은색 아우디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고, 아야코는 누구 차인지 밝혀지면 알려달라는 부탁을 한다. 

 세라는 사고현장 주변에 있는 편의점에서 목격증언을 확보하려 했지만, 점원은 아는 바가 없었다. 그 대신, 그 편의점에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점원에게 예의 사건에 대해 묻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이 당시에 노상주차했던 차량 앞에 잠시 주차했던 차량의 차주임을 알게 된다. 그 차주는 검은색 아우디를 봤다고 말한다. 그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왔을 때는 이미 아우디가 없었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세라는 그에게 사고 전에 먼저 편의점을 나간 사람이 생각나는지 물었고, 그는 기억을 더듬어 어떤 아줌마였던 것 같다고 말해준다. 세라는 편의점 점원에게 부탁해 그날 발행된 영수증들을 뽑아달라 부탁했고, 그를 통해 그 차주의 구매품목 바로 전에 찍힌 물품을 확인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사건은 해결하기가 어려웠고, 이미 시간이 지나가고 있어서 더는 목격자도 찾기 어려워진 상태. 상사는 이제 그만 사건을 정리하자고 하지만 세라는 그럴 수가 없다. 

 그 와중에 아야코는 세라에게 연락해 사건의 진척 상황을 물었고, 세라는 이를 알려준다. 그녀는 이를 듣고, 세라에게 편의점에서 준 영수증을 달라고 말한다. 그녀는 그 날부터 계속 편의점에 상주하며 검은색 아우디의 주인을 찾기 위해 애쓴다. 

 아야코는 그 영수증을 보고 검은색 아우디의 주인이 편의점 근처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유는 구매품목 중에 얼음이 있기 때문. 얼음을 산 걸 보면 차로 이동해 녹지 않을 만한 거리에 살고 있을 거란 추리다. 그리고 구매품목 중에 격주로 발행되는 잡지가 있었던 것을 보며 그 잡지가 발행되는 날에 편의점에서 상주하면 잡을 수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세라와 아야코는 함께 편의점 앞에서 대기를 하고, 마침내 검은색 아우디에서 나와 편의점 안에 들어가 그 잡지를 고르는 중년 부인을 발견한다. 그 부인은 그날도 노상 주차를 한 상태였고,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를 출발시킨다. 그녀를 미행한 끝에 거주지를 알게 되고 그곳에 찾아가 부인에게 그날의 상황을 묻는다. 발뺌하던 부인은 그날 자신이 그 도로를 건너다가 트럭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실토한다. 사고트럭 뒤의 운전자가 검은색 아우디가 갑자기 왼편에서 출발했었다고 진술한 이유는, 아우디를 원래부터 앞부분이 튀어나오도록 주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보행하다가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니 책임이 없고 트럭의 전방주시 태만이 아니냐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현재의 교통법규는 그게 맞았다. 보행자가 갑자기 달려들어 차에 치였다 해도 그것은 차량의 잘못으로 처리되어 그 보행자의 치료비까지 물어줘야 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아야코는 이렇게 말한다.

 "내 남편은 중년 여자를 살리고 자기가 대신 죽은 거잖아. 근데 그 여자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거야? 도로를 걸어서 무단으로 횡단했고, 게다가 트럭 앞으로 뛰어들었는데도. 법규에 따르면 그렇게 된다는 거지?"

 세라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자신에게 실망한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그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피해자는 아야코였다. 피의자는 검은색 아우디의 차주였다. 아우디의 차주는 아야코가 갑자기 뛰어들어 치였기 때문에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지 않냐며 항변한다. 아야코는 응급실로 실려가며 세라에게 입모양으로 힘겹게 '부탁해' 라는 말을 한다.

 

3. 위험한 초보운전

 *줄거리*

 한 남자가 운전 중이다. 운전에 강한 그 남자는, 앞 쪽에 꾸물대며 가고 있는 차량을 발견한다. 뒤엔 '초보운전'이라고 써져 있다. 그는 그 차량을 놀려줄 생각으로 전조등으로 겁을 주며 속도를 내어 따라간다.  한참을 그러고 있을 때 뜻밖의 일이 발생한다. 그 차가 갑자기 멈추어 그 차량의 뒤를 살짝 들이받고 만 것이다. 깜짝 놀란 그는 달려가 운전자를 확인하고, 그녀가 무어라 말하는 것을 입모양으로 보지만 그대로 도망가 버린다. 죽지 않았으니 괜찮잖아, 라고 하며. 

 그 이후, 피해자인 에이코는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만다. 그녀의 여동생 마치코는 그녀로 하여금 사건에 관계된 것들을 떠올리게 하기 위해 애를 쓴다. 경찰에서도 당사자가 아무 기억을 못하게 되는 바람에 수사에 난항을 겪는다. 

 그 남자는 그 날의 사고가 마음에 걸려 신문을 뒤져보지만 그 사고에 대한 기사는 없음을 알고 안도한다. 그 대신 4세 여아가 살해되었다는 기사를 발견한다. 그 아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장소가 자신이 자주 드나드는 장소임을 알고 놀란다. 

 그 남자는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자신의 손목에 차는 리스트밴드가 없어졌음을 알고 의아해 하지만 별로 신경쓰지는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에이코는 기억을 조금씩 되찾았다고 진술한다. 자신은 살해협박을 당하고 있었다고. 그 이유는 자신이 4세 여아 살해현장을 뜻하지 않게 목격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다. 경찰은 그 현장을 수색해 보고 남자의 리스트밴드를 발견한다. 또한, 에이코의 차량 뒷 부분에 남겨져 있던 페인트를 통해 그녀의 차를 들이받은 차량의 종류를 밝혀낸다. 이 두 가지를 이용해 남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를 여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체포한다. 남자는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고, 그저 초보라 답답하게 운전하는 그 여자를 조금 놀려주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이는 통하지 않는다

 

 알고 보니, 이는 에이코와 마치코 자매의 계획이었다. 에이코는 그 남자에게 위협을 당하는 동안 끔찍한 공포감을 느꼈기 때문에, 그것을 되갚아주기로 결심한다. 사고 후 남자가 자신에게 한 번 다가왔다가 등을 돌려 돌아갈 때, 바람막이 등짝에 쓰여진 테니스 스쿨 이름을 보고 그 남자의 테니스 스쿨을 알아낸다. 그 이후 신문에 난 여아의 살해사건을 보고 아이디어를 내어 그 남자를 용의자로 몰 계획을 짠 것이다. 병실에 누워있는 마치코가 그녀 대신에 손발이 되어 도왔다. 그리고 그 계획은 멋지게 성공해 그는 체포되고 말았다. 

 

 4. 건너가세요.

 *줄거리*

  사하라 유지라는 남자는, 눈이 엄청 나게 쌓인 날 주차금지구역인 좁은 도로에 잠시 차를 세웠다가 뒷 부분이 망가지고 만다. 자신이 없는 사이 차를 들이받고 도망간 사람을 잡기 위해 경찰에 신고를 했다. 자신은 그냥 넘어가고 싶었지만 여자친구인 나오미가 부서진 차에는 타기 싫다며 강력하게 원했기 때문이었다. 상황에 나와 본 경찰은 오히려, 이런 좁은 도로에 주차하는 것은 불법인걸 알면서도 주차한 네가 잘못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신고접수는 해 주었고, 천운으로 범인이 스스로 연락을 해오게 된다. 그는 마에무라라는 사람으로, 매우 공손히 사과를 하며 50만원 정도면 충분한 수리비를 100만원이라고 바가지 씌우는 유지의 요구에도 순순히 그 금액을 모두 변상한다. 

  그 후 유지는 나오미와 함께 겨울을 즐길 스키장을 알아보게 된다. 사람이 많은 곳은 싫다며 한적하고 여유로운 곳을 가자며 졸라대는 나오미 때문에 곤란한 참에,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마에무라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자신이 소유한 별장을 사용해 달라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가친척 모임을 그 곳에서 하게 되었다며, 미리 가서 점검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말이 점검이지 안 봐도 깨끗할 것이 뻔하기에 그냥 놀고 와도 된다는 것이었다. 유지는 갑작스런 좋은 제안에 약간 찝찝했지만, 너무 좋아하는 나오미를 보며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약속한 날에 그 별장을 향해 출발했는데, 별장에 가까워지자 그 곳으로 향하는 길은 좁고 구불구불한 길의 연속이었다. 도착해 보니 마에무라가 이미 와 있었다. 관리인이 사정이 생겨 못 오게 되어 자신이 별장 안내 차 왔다는 것이다. 그는 숙소 이곳 저곳에 대해 안내해 주고, 저녁요리까지 대접한다. 그 저녁 요리를 대접하며 마에무라는 한가지 얘기를 해준다.

 마에무라와 매우 친한 친구의 얘기였다. 친구 부부는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오랫동안 염원한 끝에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던 중, 아이가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아이가 놀다가 욕조로 굴러떨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사이는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었다. 그 골든 타임을 놓친 이유는 바로, 좁은 길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어서 그 차를 비켜 지나가려다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유지는 그 좁은 길에 주차되 있던 그 차량이 자신이 며칠 전에 사고 접수한 차량임을 알게 된다. 

 자신이 아무생각 없이 한 불법주차 때문에 소중한 아기가 생명을 잃게 되었고 그 가족의 삶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는 얘기를 들은 유지와 나오미는 공포에 휩싸인다. 마에무라가 자신들을 이 별장을 초대한 것은 복수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들은 깊은 밤에 그 별장을 도망쳐 나온다.

 별장으로 왔던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다시 내려가는데, 앞 쪽에 커다란 랜드크루저가 보인다. 좁은 길 한 켠에 주차되어 있어 자신들의 차가 그 옆을 지나갈 수 있을 지의 여부는 미지수였다. 게다가 길 양쪽은 낭떠러지였다. 유지는 불안했지만, 그렇다고 도망치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기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그 랜드크루저의 옆을 지나가 보기로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길은 더좁아서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다. 그 순간, 마에무라가 나타나 랜드크루저에 올라탄다. 유지와 나오미는 그가 자신들의 차량을 낭떠러지로 밀어낼까봐 엄청난 공포에 시달린다. 하지만 마에무라는 유지의 차량에 로프를 걸어 차를 빼내준다. 그리고는 그대로 랜드크루저를 타고 아래로 내려간다. 마에무라는 그들을 용서한 것이었다. 

 그제야 유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마에무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5. 버리지 말아 줘.

 *줄거리*

 하루미와 사이토는 불륜관계이다. 사이토는 재벌집 딸의 남편이었는데, 부인이 둘의 관계를 알아버렸다는 말을 한다. 그 둘은 차를 타고 가며 해결책을 논의하던 중에 함께 마시고 있던 캔커피 캔을 창밖으로 던져 버린다. 그 캔은 날아가서 뒤에서 달리고 있던 차 안으로 들어가 조수석에 앉아 있던 마치코의 눈을 때린다. 운전하고 있던 후카자와는 그녀를 데리고 병원에 갔고, 그녀는 결국 실명한다. 후카자와와 마치코는 예비부부로, 부부는 마치코의 눈을 이렇게 만든 앞차 운전자를 용서할 수가 없어 그 캔을 일단 보관해 놓는다.  경찰에 신고하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그들의 태도에 부부는 직접 범인을 잡기로 결심한다. 그들은 앞 차가 흰색 볼보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은복수심을 잊지 않기 위해 비극의 원흉이 된 빈 커피캔을 단단히 챙겨놓는다.

 

 그러는 동안 사이토는 하루미에게 부인을 살해할 계획을 말한다. 부부동반 파티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 곳에 가서 부인을 살해하자는 것이었다. 계획은 이랬다. 부부가 약속장소인 야마타카 호수의 별장에 도착하면, 하루미는 기차를 타고 아무도 모르게 그 곳으로 가서 둘이 만난다. 사이토가 미리 주차장에 주차해 놓은 흰색 볼보의 트렁크를 열어 놓으면 하루미가 거기 가서 숨어 있는다. 저녁에 사이토가 와이프와 함께 쇼핑을 간다며 볼보를 타고 산속에 도착한다. 그 곳에서 와이프를 살해한 후, 옷을 벗겨 하루미를 입히고 조수석에 태운다. 그리곤 함께 다시 친구들이 있는 장소로 온다. 사람들에게 조수석에 앉아 있는 변장한 하루미를 목격하게 한 후, 쇼핑에서 빠뜨린 것이 있다며 와이프는 그것을 사러 다시 간다고 전해 놓는다. 그 후 하루미는 아내의 사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옷을 벗어 아내의 사체에 다시 입히고 다시 볼보 트렁크에 숨어 있는다. 그러면 사이토가 아내가 없어졌다며 소란을 피워 볼보가 있는 곳으로 사람들을 유인하고, 소란스러운 틈에 볼보를 몰고 나와 하루미를 역 근처에서 꺼내주면 하루미는 기차를 타고 다시 도쿄로 돌아온다.

 그러면 사이토와 하루미의 알리바이가 성립되어 아무도 모르게 와이프를 죽일 수 있고, 둘이 함께 잘 살 수 있을거란 계획이었다. 하루미는 처음엔 달갑지 않게 여기지만 이내 그 계획을 받아들인다. 

 

 한편, 후카자와와 마치코는 해당 볼보에 대한 단서를 생각해내기 위해 애쓰다가, 마치코가 볼보 뒤쪽에서 캠핑할 때 쓰는 가스통을 본 것 같다는 말을 한 것을 계기로 그 당시 근처에 있던 후지산 쪽 호숫가에서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흰색 볼보가 고급 승용차인 것으로 봐서 호숫가에 별장을 소유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하고 그 근처로 가서 흰색 볼보를 찾아보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도 빈 캔 주인을 찾지 못한다면, 그 곳에 커피캔을 버리고 모든 것을 잊기로 한다. 그렇게 후카자와는 후지산 쪽 별장으로 출발한다.

 

 하루미와 사이토도 계획을 이행하기 시작한다. 일단 하루미가 약속대로 기차를 타고 해당 장소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있는 흰색 볼보 트렁크에 숨었다. 사이토는 혼자서 파티 자리에서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간다. 볼보를 몰고 나와 산 속으로 들어간 후 트렁크를 열었다. 그리곤 그 안에서 떨고 있는 하루미를 살해했다. 사이토로써는 잠깐 가지고 논 호스티스 여자 때문에 와이프를 살해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는 그녀를 살해하고 트렁크에 넣은 채 아무렇지도 않게 파티를 즐긴다.

 

 후카자와는 후지산 쪽 별장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우연히도 사이토 부부일행이 파티를 하고 있는 그 별장이었다. 그리고 도착했을 때 마침 흰색 볼보가 주차장에서 나오고 있었다. 후카자와가 봤을 때, 그 볼보는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 차가 나온 주차장 안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부른다. 파티 참여인 중 한명이었다. 후카자와는 너무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커피캔이 든 봉지를 떨어뜨리고 만다. 그리고 그 봉지 안에 있는 커피캔은 어디론가 굴러가서 없어진다. 후카자와를 부른 사람이 그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자, 그는 이쯤에서 모든 것을 단념하기로 한다.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 봤다고 생각해서인지 후회는 남지 않았다. 

 

 사이토는 하루미의 사체를 그녀의 집에 주차되 있는 차량에 유기한다. 아무도 자신이 범인인 줄 모를거라 생각했지만,  하루미의 남자관계에 초점을 맞춰 조사하던 경찰에게 덜미를 잡히게 되고, 미리 짜 놓은 대로 자신은 하루미가 살해된 시각에 후지산의 별장에서 파티 중이라고 말을 한다. 경찰은 그 별장으로 하루미를 유인하여 살해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만 증거가 없어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주차장을 수색할 때, 한 켠에 버려져 있는 빈 깡통을 보게 되고 일단은 증거로 입수해 놓는다. 그 곳에서 하루미의 지문이나 타액에 나온다면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캔은 바로 후카자와가 엉겁결에 떨어뜨렸던, 마치코의 눈을 멀게 한 그 깡통이었다.

 

 *감상*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에피소드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류를 좋아한다. 아무 관련이 없어보이는 사건들이 점처럼 이어져 결국 필연적인 운명을 만들어내는 류의 이야기.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은 이런 이야기에 강하신 것 같다.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복선을 잘 까시고, 그것들을 기가 막히게 이어서 운명을 만들어낸다. 

 결국 예비부부에게 큰 상처를 안긴 불륜남녀는 결국 자신들이 아무생각 없이 창 밖으로 던진 그 커피캔으로 인해 자멸하게 된다. 그것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인해. 좀 아쉬운 것은 그 예비부부가 그 통쾌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에 있지만, 그들은 더 성숙한 방법으로 그것을 이겨낸다. 계속 복수심을 가지고 고통스러워하는 것보다 그냥 깨끗하게 잊고 그들의 삶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었다.

 

 모든 일은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일어난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끌어당김의 법칙 이라는 게 있다. 이는 나와 비슷한 것을 끌어당긴다는 법칙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면 끌어당긴다는 식으로 믿고 있지만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내가 방출하는 에너지와 비슷한 것을 끌어당기게 된다는 법칙이다.

 그러므로 내가 뭔가를 받고 싶다면 먼저 그런 에너지를 내야 하고, 그 방법은 내가 받고 싶은 그것을 남에게 먼저 주면 된다는 것이다. 

 이 원리에 의하면 내가 한 선행은 결국 나에게 돌아오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악행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우리는 늘 행동과 말을 조심해야 한다. 내가 한 그 말이나 행동의 대가가 어디서 어떻게 돌아올 지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다 되돌아오게 되어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 작가의 말 *

 이 단편 소설들을 쓴 계기를 설명한 작가의 말이다. 나의 눈길을 끈 구절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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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일은 비교적 소상히 기억하고 있다. 작품을 써봐야 팔리지도 않고 칭찬 한 줄 못 받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는 반쯤은 오기로 이것저것 다양한 것에 도전했다. 아이디어를 가다듬기보다 오로지 소재 찾기에만 골몰하는 경향까지 있었다.

 일본.. 아니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다니. ㅋㅋㅋㅋㅋ

 

 변태같을 지 모르지만 난 이런 사연 듣는 걸 좋아한다. 

처음부터 잘 나가기 보다는, 잘 안되다가 꾸준히 노력 끝에 잘 되게 되는 그런 사연을. 

그래서 이런 작가님들의 솔직한 후기가 더 좋은건지도 모르겠다.

 역시 정상급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게 다르다. 

자신의 본업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집착, 그리고 꾸준한 노력.

누구나 다 노력하는 줄 알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성공한 이들을 부러워하고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에 따르는 노력을 기꺼이 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이런 식의 작가님의 농담을 진짜 좋아함. 

 

 '조심해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작품을 많이 번역하신 양윤옥 작가님의 글이다. 

위에 얘기한 것과 비슷한 결인 것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 주셨다.

 

 글을 한 문장 쓰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1년에 두 세권을 일정하게 출판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거기다가, 무명일 때는 물론이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머쥔 이후에도 계속 그 페이스를 유지했다니..

 

 그것도 33년 동안.

 

나에게 큰 울림과 자극을 주는 구절이었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

 

 나 역시 폴댄스 강사를 하면서 많이 느낀다.

 

 가망도 보이지 않을 만큼 못하시는 횐님이라도 일주일에 두번씩, 꾸준히 오시는 분들은 

몇 개월 뒤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러니 나도 이젠 블로그에 글쓰는 것... 꾸준히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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